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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도글동무 5월 모임 후기 백은별 장편소설 『시한부』를 읽고

오지랖언니 2026. 5. 29.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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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도글동무 5월 모임 후기
백은별 장편소설 『시한부』를 읽고



아이들의 마음을 우리는 얼마나 보고 있을까

5월 영도글동무에서는 백은별 작가의 장편소설 『시한부』를 함께 읽었습니다.

『시한부』는 청소년의 우울, 상실, 자살 충동, 관계 회복을 다룬 청소년 소설입니다. 제목부터 마음이 무거워지는 책이지만, 읽고 나면 단순히 죽음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다시 살아갈 마음을 어떻게 붙잡을 수 있는가를 묻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이 책은 둘째가 먼저 “재밌다”고 말했던 책입니다.
그 말을 들었을 때 저는 반가우면서도 한편으로는 덜컥 걱정이 되었습니다.

책을 좋아하는 마음은 고마운데,
이 무거운 이야기가 아이 마음 어디에 닿았을까 싶었습니다.

결국 저도 어쩔 수 없는 사춘기 아이의 엄마였습니다.
아이에게 무엇을 느꼈는지 묻고 싶으면서도, 너무 캐묻는 엄마가 될까 봐 조심스러웠습니다.

그래서인지 이번 영도글동무 5월 모임은 저에게 더 깊게 다가왔습니다.

책이 주는 메시지는 묵직했습니다.
아이들이 하나둘 우리 곁을 떠날 때, 남겨진 우리는 참 무기력합니다.
붙잡지 못했다는 죄책감, 알아차리지 못했다는 미안함, 다시는 돌이킬 수 없다는 상실감이 오래 남습니다.

어쩌면 그 아이의 가족과 친구들도 모두 또 다른 생존자였는지 모릅니다.
죽음의 충동은 한 사람만 무너뜨리는 것이 아니라, 곁에 있던 사람들의 삶에도 깊은 흔적을 남기기 때문입니다.

『시한부』 속 유수아는 친구 윤서를 잃은 뒤 자신도 삶을 포기하려는 마음을 품습니다.
하지만 성민, 주현, 윤서의 할머니 같은 사람들을 만나며 조금씩 흔들립니다.

누군가가 멋진 말로 수아를 구원하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그저 곁에 있어 주는 사람, 판단하지 않고 들어주는 사람, 다시 밥을 먹고 웃게 해주는 사람들이 수아의 마음에 아주 작은 틈을 만듭니다.

이번 모임에서도 우리는 책 속 인물들에게 건네고 싶은 말을 적어보았습니다.

“그럴 수 있지.”
“넌 소중한 사람이야.”
“난 언제나 네 편이야.”
“누구나 넘어질 때가 있지. 다시 시작해보는 거야.”
“포기하지 마.”

짧은 문장이었지만 오래 마음에 남았습니다.

우리는 살면서 자꾸 해결책을 찾습니다.
하지만 사람이 정말 무너질 때 필요한 것은 정답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그저 “네 마음을 안다”, “네 곁에 있다”는 한마디일 수 있습니다.

이번 영도글동무 모임에는 청소년과 어른이 함께 앉아 같은 책을 읽었습니다.
누군가는 학창시절을 떠올렸고, 누군가는 지금 곁에 있는 아이들의 마음을 생각했습니다.

저는 그 장면을 보며 다시 느꼈습니다.

마을의 책모임은 단순히 책을 읽는 자리가 아닙니다.
사람의 마음을 안전하게 꺼내 놓을 수 있는 작은 피난처 같은 시간입니다.

특히 모임 뒤 함께 라면을 먹으며 웃고 이야기하던 장면은 『시한부』가 결국 말하고 싶었던 것과 닮아 있었습니다.

사람은 혼자 무너지기도 하지만,
결국 사람 때문에 다시 살아갈 마음을 얻습니다.

이 책을 덮고 나니 질문이 남았습니다.

우리 어른들은 무엇을 더 노력해야 할까.

아이들이 보내는 작은 신호를 놓치지 않는 일,
쉽게 판단하지 않는 일,
그리고 “너는 혼자가 아니다”라는 말을 말로만이 아니라 삶으로 보여주는 일.

『시한부』는 죽음을 다룬 책이지만, 결국 우리에게 삶을 묻는 책이었습니다.

우리는 곁에 있는 아이들을 정말 보고 있는가.

5월의 영도글동무는 조용했지만 오래 마음에 남는 모임이었습니다.
함께 읽고, 함께 들어주고, 함께 버텨준 시간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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