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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째 매달 바다를 만나러 갑니다 — 영도 바다쓰담 현장 기록

오지랖언니 2026. 6. 30.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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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째 매달 바다를 만나러 갑니다 — 영도 바다쓰담 현장 기록


행사는 하루였지만, 문화는 4년 동안 만들어지고 있었습니다.

저는 부산 영도에서 마을활동을 하고 있는 마야입니다. 오늘은 영도 바다쓰담 6월 현장 이야기를, 숫자보다 사람의 얼굴로 남겨보려 합니다.

오후 4시, 하리항에서 만난 바다

한낮의 뜨거운 햇살을 피해 하절기부터는 시간과 장소를 바꿨습니다. 오후 4시, 하리항. 바닷바람을 맞으며 조금 더 여유롭게 바다를 만나고, 가족들과 함께하는 시간도 한층 풍성해졌어요.

이번 바다쓰담은 한유연 선생님의 '바다의 향' 해양문화예술교육으로 문을 열었습니다. 해양문화예술교육은 바다를 아는 교육이 아니라, 바다를 느끼고 사유하는 교육입니다. 바다는 눈으로만 바라보는 풍경이 아니니까요. 파도 소리와 바람, 바다의 향까지 오감으로 마주할 때, 우리는 비로소 바다를 하나의 생명으로 이해하게 됩니다.

많은 사람들이 바다 향을 '소금 냄새'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그 향은 식물성 플랑크톤과 해조류가 만들어내는 생명의 향이라는 이야기는 참가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었습니다.

교육을 마친 뒤에는 천연 모기퇴치제 만들기 체험으로 이어졌고, 자연의 향을 몸에 담은 채 하리항 곳곳을 걸으며 쓰담을 시작했습니다.

이번 활동에는 주민과 청소년, 학부모 35명이 함께했고, 66.7kg의 해양쓰레기를 수거했습니다. 하지만 숫자보다 더 기억에 남는 건, 함께한 사람들의 얼굴이었어요.

이번엔 유난히, 아빠들이 많았습니다

현장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아빠들의 참여였습니다.

직장 때문에 몇 년간 필리핀에서 생활하다 귀국한 아빠는 오랜만에 온 가족과 함께였습니다. 부산남구에서 다리를 건너 쌍둥이를 데리고 오신 아빠도 계셨는데, 아이들은 "아빠랑 함께해서 좋았다"며 환하게 웃었습니다. 세 아이를 데리고 묵묵히 참여하신 아빠, 잠시 휴가를 맞아 귀국해 가족들과 영도의 바다에서 추억을 만든 아빠도 있었습니다.

그 모습이 참 따뜻했습니다.

늘 빠지지 않던 중학생들은 어느새 의젓한 청소년이 되어 있었습니다. 전 일정을 거의 참여하는 6학년 함이는 유난히 더 의젓해 보였어요. 마을카페를 아장아장 걸어오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한데, 어느새 6학년이라니 — 그 시간이 참 기특하게 느껴졌습니다.

중학생 두 아들과 함께 참여한 엄마의 모습도 마음에 오래 남았습니다. 그 또래 아이들을 활동에 데리고 나오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기에, 더욱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엄마들의 꾸준한 참여는 이제 바다쓰담을 지탱하는 가장 큰 힘이 되었습니다.

이번 현장은 이석태 사진작가님의 재능기부 덕분에 더 특별하게 기록될 수 있었습니다. 제가 놓쳤을 아이들의 눈빛과 가족의 손길, 바다를 향한 마음까지 사진으로 남겨주셨거든요.

활동가로서, 가장 벅찼던 순간

마을에서 갓난아기였던 단현이를 처음 만났던 기억이 있습니다. 시간이 흘러 보물섬 영도에서는 해적으로 함께했고, 이제는 영도희망청소년봉사단 단원이 되어 엄마와 함께 첫 바다쓰담에 참여했습니다.

한 아이의 성장을 오랜 시간 지켜보고, 다시 마을의 품으로 돌아오는 모습을 마주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제가 13년 넘게 영도에서 활동을 이어올 수 있었던 이유입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행사는 만들어집니다

하지만 바다쓰담은 당일 두 시간만으로 만들어지는 행사가 아닙니다.

매달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강사를 섭외하고, 구청과 협조를 구하고, 참여자를 모집하고 홍보합니다. 자원봉사센터에 활동을 등록하고 실적을 보고하며, 안전장비와 교육자료를 준비합니다. 행사 당일엔 접수와 진행, 안전관리, 사진기록, 쓰레기 계측과 수거 요청까지 이어지고, 끝난 뒤에는 결과보고와 사진 정리, 홍보로 비로소 한 번의 바다쓰담이 마무리됩니다.

이 모든 과정은 마을길잡이 선생님들의 헌신 없이는 결코 이어질 수 없었을 거예요. 가장 먼저 와서 준비하고, 가장 늦게까지 남아 정리하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움직여 주시는 선생님들이 계시기에 우리는 매달 바다를 만날 수 있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활동가로서, 다시 생각해보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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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보니 우리는 매달 30~40명의 주민과 함께하는 바다쓰담을 어느덧 4년째이어오고 있습니다.

이제 와 생각해 보니, 우리는 단순히 해양쓰레기를 수거한 게 아니었습니다. 가족이 함께 바다를 찾는 문화를 만들었고, 아이들이 바다를 삶의 일부로 기억하는 시간을 차곡차곡 쌓아왔습니다.

어쩌면 바다쓰담의 가장 큰 성과는 66.7kg의 쓰레기가 아니라, 4년 동안 한 번도 끊어지지 않은 사람들의 발걸음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영도에서 활동을 이어가는 사람으로서, 이 시간을 더 잘 남기려 합니다. 기록은 지나간 시간을 남기는 일이 아니라, 우리가 함께 만들어 온 문화의 가치를 발견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바다가 우리 모두의 마음에 깃들기를 바랍니다. 아이들의 삶에도 오늘의 바다가 오래도록 따뜻한 물결로 남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영도에서 차곡차곡 쌓여가는 〈바다쓰담〉이 바다를 쓰담는 캠페인을 넘어, 가족이 함께 추억을 만들고 서로의 마음을 쓰담쓰담하는 영도의 문화로 오래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

#영도바다쓰담 #하리항 #BeachCleanup #영도희망21 #부산봉사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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